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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RECOR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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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1999년 오디오파일 잡지에 기고한 기사 입니다.

양성식, 장승호의 파가니니 CD 녹음기
파가니니와 함께 한 50일간의 錄音 苦行

글 이태경 / (주)서울사운드 대표, 톤 마이스터

최근 들어 몇몇 음악인들이 런던, 모스코바, 독일 등지에서 자신의 연주를 녹음한 DAT를 필자에게 맡겨와 직접 디지털 편집과 마스터링에 참여한 적은 있으나 국내에서 제작된 본격 녹음물을 만나는 일은 정말 흔치 않다. 아무튼 그 동안 쌓인 국내 클래식 음악 제작에 대한 이런 저런 아쉬움이 이번 프로젝트에 필자가 참여를 결정한 이유가 되었다.

  우리 나라에서 클래식 음악 CD를 직접 기획하여 국내 기술로 녹음한다는 일이 그다지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라도 잘 아는 사실이다. 우선 장기간 녹음할 수 있는 여건과 녹음에 맞는 음향 좋은 장소가 그다지 흔치 않으며, 클래식 음악만으로 전문적으로 녹음하는 훈련된 톤 마이스터도 제대로 배출시키지 못한 국내 음악 시장의 현실이니 누구라도 선뜻 녹음에 손 못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출반 후에도 경제성을 찾을 만큼 판매에 연결하는 것도 국내 음반 시장에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선적으로 대두된 녹음 장소는 아직 완성된지 얼마 안되어 홀 특성이 구체적으로 검증되진 않았으나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지하의 영산 아트홀로 정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 이유는 필자도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 잠시 둘러본 홀의 내부가 국내에선 드물게 보는 대리석 벽과 고급 자재의 나무 마루로 장식되었으며, 음향 반사를 고려하여 특수제작된 의자로 꾸며진 720석이란 규모의 홀 면적이 우리가 녹음할 바이올린과 기타 이중주엔 음향적으로 잘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공연장에서 우리 귀로 직접 듣는 연주의 음향, 특히 잔향감을 통한 연주회장의 만족감이 마이크로폰이란 도구를 통하여 녹음한 후 스피커로 재생하면 그 감동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리고 사막의 한가운데 서 있는 공허감마저 느낀 경우가 어디 필자뿐이겠는가. 이같이 홀 자체가 안고 있는 고유한 녹음 음향적 캐릭터는 녹음의 성패를 좌우하는 메인 키가 되므로 우리는 홀의 결정에 신중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필자가 홀을 이용하여 녹음하는 경우는 홀 자체의 잔향외에는 절대 외적인 잔향 부가는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하여 작업하므로 홀 선정 및 홀 특성의 파악은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일이었다. 특히 노이즈 레벨 데이터는 녹음 준비에 필수 조건이나, 우리가 확정한 영산 아트 홀은 막 오픈한 상태였으므로, 데이터보다는 홀 안에서 느끼는 피부적이고 경험적인 음향 자료만으로 녹음에 들어 갈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모니터룸 8채널 니브믹서와 제네렉 스피커로 모니터하였다.

  최근 홀을 녹음 현장으로 이용한 작업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여서 대부분의 장비가 이동할 준비는 되어 있으나 거의가 연주 실황 녹음 작업이었고, 앨범 녹음을 위한 홀 작업은 흔치 않은 일이므로 우리 녹음 팀이 추가 준비하여야 할 녹음 장비는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녹음은 고품질의 CD로 제작하기 위하여 녹음 단계에서부터 20비트와 24비트 컨버터로 디지털로 변환시킬 예정이었기에 고품질의 케이블 그리고 무진동 마이크 스탠드 등 새로이 준비할 장비도 만만치 않았다. 필자의 청담동 스튜디오 사운드 힐에서는 현장으로 옮길 장비의 점검이 연일 이루어졌다. 녹음할 음악에 맞는 마이크의 선정, 마이크 프리앰프의 선정도 중요한 일이었다. 이번 녹음이 국제적으로 정상의 연주자로 클로즈업되고 있는 양성식의 바이올린과 역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장승호의 이중주이므로, 그 기량을 충분히 표녹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마이크 프리앰프들출시킬 고품질의 마이크로는 덴마크의 B&K 4000 시리즈와 독일 노이먼사의 TLM 시리즈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Rode 진공관 클래식 마이크 등이 채택되었다. 마이크 프리앰프로는 스위스 FM 어쿠스틱사의 명품 마이크 프리앰프 M1과 M2 그리고 영국 TL 오디오사에 특주한 진공관 방식의 프리앰프가 채택되었다. 클래식 음악 녹음에 있어서 마이크 프리앰프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시 되는데 FM 어쿠스틱 M1, M2는 이미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녹음 회사에서 널리 채택하고 있는 기종으로서, 풍부하고 투명한 음의 색깔과 여유있는 헤드 룸은 디지털 녹음의 다이내믹감을 뛰어 넘는 명기 중의 명기로 알려져있다. 또한 소리가 실릴 레코더는 20비트와 24비트의 디지털 녹음을 원칙으로 하므로, 이번 프로젝트도 최근 해외 녹음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영국 디지털 오디오 리서치사(DAR)의 마그네틱 옵티컬 레코더 OMR-8을 주기종으로하고, 소니사의 디지털 테이프 레코더 PCM-800 두 대를 백업 레코더로 결정하였다. 녹음 도중, 만의 하나 주기종에 문제가 발생되거나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백업 기종 두 대가 중요한 연주를 계속 받을 수 있으므로 일종의 안전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OMR-8은 2.6기가바이트의 마그네틱 옵티컬디스크에 녹음하는 방식으로서, 24비트 컨버터의 파워풀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금세기 최상의 레코더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녹음을 위하여 DAR사가 특별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딩에 협조하여주어 이번 녹음을 더욱 의미있게 해주었다 마이크 등의 장비 설치 사진좋은 장비는 역시 좋은 녹음 결과를 낳는 법이다. 이번 녹음에 사용된 장비중 히트 작품은 주문 제작된 무진동 마이크 스탠드라고 하겠다. 국내에서 마이크 스탠드만을 위하여 전문적으로 연구 개발하여 이제는 해외 시장에서까지 그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기에 이른 창영전자의 강대형 사장을 4월 초 경기도 광주의 공장을 찾아 이 녹음에 필요한 무진동 스탠드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수출 준비에 공장이 눈 코뜰새없이 바쁜 시점이었으나 클래식 음악 애호가인 강 사장의 오기가 발동하여 일명 파가니니 스탠드 두 대를 보름간의 철야작업 끝에 녹음 첫날이 4월 27일 녹음시작 세시간전에 극적으로 영산 홀 현장에 이 명품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이 또한 감동적인 파가니니 녹음 작전이 아니고 무엇이랴. 여기에 파가니니 녹음 일지를 공개하는 것은 의미있는일 일 것이다.

- 영산 홀 어쿠스틱 헌팅 (4월 15일)
  연주자 양성식과 장승호 듀오 컨서트가 녹음 두 주 전인 4월 15일 저녁 영산 홀에서 있었다. 우리로서는 여러 각도에서 음향을 체크하였고, 특히 홀 중앙의 윈치 마이크 위치에서 홀 잔향 수음결과의 점검 등이 이루어졌다. 특히 연주 음량에 따른 잔향감의 분포를 청감적으로 체크하는 일은 단 시간에 판단하는 것은 힘든 일이나, 첫날부터 좋은 녹음을 위한 마이크 세팅에 중요한 자료가 되므로 공연 도중과 그리고 공연 전후의 빈 공간에서의 잔향감의 분석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였다. 나름대로 새로 만든 홀에서 느낄 수 있는 결점 사항도 체크되었으나 영산 홀 정선구 실장과 음향실 김지석 감독으로부터 녹음을 위한 최대한의 협조를 약속받았다. 실제로 전녹음기간에 보여준 영산 홀 관계자들의 세심한 배려와 적극적인 협조는 좋은 녹음 결과 이상의 감동으로 받아들여졌다.

- 제1일(녹음 당일, 4월 27일) : 각 장비의 연결 및 채널간의 연결은 정확히 3m 길리오 특주한 무산소 동케이블로FM어쿠스틱스의 M-2 마이크 프리앰프 연결하여 아날로그감의 미세한 손실을 막았다. 아니 막고 싶어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한 대의 주녹음기, 두 대의 백업 녹음기 그리고 또 두 대의 DAT 녹음기가 동시에 돌아가야 하므로 각기 8채널로 주고 받는 케이블 정리란 가히 정신이 없고, 가능하면 전기선과는 거리를 두려는 노력은 앰프 조립의 경험이 있는 독자는 짐작하실줄 믿는다. 또한 현장의 전원 전압의 안정화를 위하여 소형 AVR을 사용한 후 녹음 시간 전까지 수시로 전원 전압을 체크하였다. AC전원은 220볼트를 위주로하나 110볼트 기종도 사용되므로 장비간의 트러블이 발생치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여야만 하였다. 모니터 룸에서 무대까지는 약 30m로서 기타리스트 장승호무대에 설치한 프리앰프로부터 멀티케이블을 사용 모니터 룸의 주녹음기에 직결시켰다. 모니터 룸의 모니터링 구성은 최종단 백업 녹음기인 PCM-800의 8채널 출력을 비장의 명기 니브 믹서에 연결, 2채널로 믹스된 것을 핀란드 모니터인 제네렉 S-30으로 모니터하는 구성이었다. 이 니브 믹서는 1970년 초에 루프트 니브가 운영하던 영국의 리브 일렉트로닉스사의 제품으로서, 금세기 아날로그 믹서중 믹서의 스트라디바리우스로 통할 만큼 기름진 음질과 청아한 사운드로 극찬받는 장비다. 우리는 이번에 이 믹서를 모니터용으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의 올드 악기 과르네리가 지닌 힘있고 우아한 음색을 받아들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제 무대 위의 마이크 세팅과 프리앰프 연결이 기다리고 이었다. 이 순간 바로 마이크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순간이라고 톤 마이스터들은 표현한다. 말 못하는 마이크이지만 듣기로 말하면 우리 귀보다도 캐릭터가 강한 마이크를 - 그중에 오늘 뽑혀온 B&K, 노이먼, 제나이저 - 각기 짝을 맞추어 이번 녹음에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최선을 다하여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을 기대하는 순간이었다. 출발선에 선 달리기 선수들을 매만져 주듯 그 위치와 각도, 높이 두 마이크간의 거리 등 연주자가 연주할 위치로부터 음향 상태를 역추적하여 마이크 어레인지를 하면서 좋은 소리 상태를 탐색했다. 연주자가 처음부터 좋은 연주를 할 가능성도 많으므로 OK Take를 마이크 세팅 미스로 쓸 수 없다면 그처럼 아쉬운 일이 없으므로 초기 마이크 설정에 세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마이크 세팅은 기본적으로 AB방식의 원 포인트 스테레오 녹음 방식에 필자의 독자적인 세팅 방식이 가미된 방식으로, 이번 녹음에는 네 종류의 마이크를 페어로 사용하였다. 연주자로부터 약 2.5m떨어진 위치에 간격 2.5m, 높이 3m의 두 대의 무진동 스탠드 위에 진공관 마이크 Rode가 설치되었다. 이 마이크는 생긴 그대로 중후한 외모가 주는 이미지만큼이나 이 녹음의 센터포드 역할을 해내는 주 마이크로서, 주변의 세 종류, 로데 클래식 진공관 마이크여섯 자루의 마이크를 총지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마이크가 제 기능을 못하면 결정적으로 녹음은 베일 속의 사운드로 전락하게 된다. 다음 연주자가 내는 악기음을 전방에서 공략하는 역할은 날아간 듯 날렵하고 날씬한 모양의  B&K가 맡아 공격수 역할을 하게 된다. 이 B&K는 필자가 약 10여년전 덴마크 공장 방문시 특주한 스테레오 녹음용의 마이크로서, 지금까지 중요 녹음에 10여 차례 선보인 소장품이다. 성격이 폭 넓고 심도가 깊어 무엇이나 꿰뚫어 보는 도인의 눈을 가진 마이크로 표현하고 싶은 걸작품이다. 특히 페어 마이크의 가장 중요한 점인, 두 대가 정말 똑같은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스포트용 마이크들은 연주자로부터 약 1m거리에서 연주의 생생한 어택 음을 빼지 않고 받아들이게 된다. 마이크 중의 마이크 노이먼 마이크는 연주자로부터 6m 상공에서 인공 위성처럼 연주음의 하나하나를 관측하며 홀의 임장감을 구성하게 되는데, 센터포드와 공격수가 놓친 음들까지 포괄적으로 수음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대구경의 진동판을 가지고 있어 풍부한 저음이 얻어진다 
 젠하이저는 풀백의 역할이랄까, 연주자의 후방 5m에서 약 6m의 간격으로 홀 상단을 향하여 되돌아온 잔향 및
모니터 룸의 녹음 장비들어쿠스틱 조절용 내지 반향 컴트롤 그리고 스테레오 넓이의 조정용으로 쓰게 된다. 말하자면 녹음의 자살골 방지용으로 중요한 몫을 담당하게 된다. 결국 클래식 녹음의 마이크 어레인지란 축구 경기의 작전과도 같아 감독의 의지와 기량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듯 연주자를 향한 마이크의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포진, 더불어 음악의 성격에 일치되는 마이크 선택과 사용은 좋은 연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또한 무대 분위기와 온,습도 환경에서도 주의를 기울여 바이롤린과 기타가 지닌 악기 특성을 최대한 표출시키기 위하여 녹음 전 환기 및 온,습도 체크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연주자가 무대의 자기 자리에 오고, 앞으로 며칠간 자기 위치도록 발 밑에 종이 테이프로 포지션 표시도 하는등 마이크 스탠드 위치 표시 등을 하였다. 곧 이어 연주자가 테스트 녹음을 하는 동안 마이크와 스탠드의 미조정 등이 이루어진 후 테스트 모니터를 위하여 모든 사람들이 모니터룸으로 모여 들었다. 연주자의 스탭간에 녹음 사운드에 대한 대체적으로 만족된 합의가 이루어지자 파가니니 음악의 CD 두 장분의 녹음이라는 험난한 항해가 시작되었다. 첫날의 녹음은 어차피 OK Take(커트)를 많이 기대하기 보다는 안정된 녹음 분위기를 잡아가는 일에 노력하였다. 녹음은 기본적으로 8채널로 수록되므로 가급적 훗날 언제라도 녹음 당시의 밸런스가 기억되기 쉽게 레벨 밸런스는 당일 모니터 상태 그대로의 밸런스로 수록된다. 첫날 녹음에서는 특히 연주자의 위치가 마이크 적정 포지션과 지향성의 범위 내에 잘 매칭 되는지 또한 마이크를 통한 연주 음색과 음질이 과연 연주자 자신과 녹음 팀의 의도대로 표출되고 있는지등을 세심하게 체크하여야 된다. 연주는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는데, 첫 날 녹음곡은 Cantabile M.S. 109 in D major 와 Sonata Concertana M.S. 2 in A major 일부. 이날 녹음은 새벽 3시에 종료되었다.

- 제2일 (4월 28일): 이날은 영산 홀이 저녁에 공연이 없는 날이다. 좀 이른 오후 시간부터 녹음 팀의 분주한 준비가 시작되는 순간 아직 스튜디오에서 현장으로 출발하지 않고 있던 필자에게 영산 홀 현장에서 급보가 날라들었다.  전날 무대 마루 바닥에 붙여 놓았던 각종 위치 표시의 종이 테이프를 홀 청소 용역팀들이 오전 중 청소시 너무나도 깨끗하게 떼어 버리고 반짝반짝 닦아 놓았다는 비보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전날과 모든 조건이 똑같이 가겠다는 녹음팀에게는 길 잃은 양과 같은 기분이었다. 잠시 후 이성을 되찾은 팀들은 어제의 모든 기억을 되살려 재 세팅에 돌입, 필자가 현장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전날과 전혀 다름이 없는 상태로 복원되어 있었다. 둘째날 녹음 곡은 어제와 같은 Centone di Sonata Op. 64와 Cantabile M.S. 109 in D major. 어제 보다는 많은 테이크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파가니니 소나타 6번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TV드라마 '모래시개'의 주제곡이다. 이다지도 아름다운 멜로디가 어떻게 드라마로 더 알려졌을까 하는 의문을 녹음 기간 내내 하게 된다. 양성식이 연주하는 이 곡은 드라마 이상의 감동적인 연주로 녹임이 아니라면 이 홀을 가득 채운 관객에게 다시 들려주고 싶은 충동이 일곤 하였다.둘째날 녹음 종료 새벽 3시. 무대 표시 테이프가 제발 사라지지 않도록 누군가가 마련한 호소문이 마루에 정중히 놓여 있었다.국내 최초의 홀 녹음이 이루어진 영산 아트홀 무대와 마이크 세팅

- 제4일 (4월 30일): 이날 녹음곡 역시 Centone di Sonata Op. 64. 이 곡은 약 23분 정도의 곡이므로 녹음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애당초 각오한 곡이었다. 두 연주자가 애착을 가지고 매일같이 거듭하여 녹음한 Sonata No. 6 in E Minor와 Le Streghe 일부의 녹음이 이날 시작되었다.

- 제5일 (5월 1일): 거듭되는 심야 녹음에도 불구하고 연주자와 녹음 스탭들의 열기는 날이 갈수록 달아 오르는 것 같다. 이날은 12 Sonatas di Lucca가 밤 10시에 시작되어 다음날 아침 5시에 끝이 났다. 대단한 강행군에도 불구, 양성식과 장승호의 녹음에 대한 진지함에서 젊은 예술인들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 제6일 (5월2일): 이 날은 Dedicated to the Princess Napolene의 여섯 개 소나타가 녹음되었다. 휴식없이 진행된 지난 며칠간의 심야 녹음의 피곤함을 견디지 못한 젊은 인턴 녹음 스탭 한 명이 녹음 기사 지망 포기 선언을 팩스 한 장으로 대신하고 녹음 도중 소리없이 사라졌다. 녹음 기사가 되느니 차라리 뮤지션이 되겠다는 내용을 남기고, 또 꽃 한송이가 떨어지는 순간을 보게 된다.

- 제7일 (5월 3일): 이날은 La Campanella와 Le Streghe 재녹음, Sonata No. 6 in E minor 등 마무리 녹음이 새벽까지 진행되었다. 계속되는 심야 녹음으로 연주자들을 비롯한 전녹음 스탭들의 얼굴색이 말이 아니나, 눈빛들만은 아직 초롱초롱하다. 모두 녹음 작업의 절반이 끝난 것 같은 착각에 빠진 날이었다.

- 가 믹스 및 모니터용 CD 만들기(5월 4일-7일): 수  많은 테이크(조각)로 나누어진 연주 녹음물을 완성된 음악B&K 마이크으로 믹스하고 편집하기 위하여 우선 연주자와 녹음 책임자가 장기가 모니터팅 복사 작업. 그간 광 디스크 스물한 장의 양면(2.6기가바이트 디스크 한 면 수록 시간은 8채널 녹음의 경우 30분)에 수록된 약 450여 테이크 스물한 시간분의 녹음을 정밀 체크한 후 결정적인 결함이 있는 연주 테이크를 제외한 약 250여 테이크를 우선 가 믹스한 후 연주자와 디지털 에디팅 스탭간의 앞으로의 에디팅 작업에서 서로간의 의사 소통에 차질이 없게 통일된 관리 번호를 붙여가며 모든 테이크를 CD-R에 옮기는 작업이 나흘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이루어졌다. 애당초 5월 15일 예정된 출반일에 맞추기 위하여 녹음 스탭은 나흘간을 서울 사운드의 청담동 스튜디오 사운드 힐에서 서너 시간의 수면을 소파에 기대어 취할 정도로 시간을 아껴가며 작업에 몰두하였으나 7일 저녁에야 모니터용 CD20여장을 연주자 양성식과 장승호에게 전할 수 있었다.

- 모니터 작업 (5월 8일-11일): 연주물의 모니터 작업은 수 많은 테이크 중 어느 부분을 모아서 한 곡 한 곡으로 구성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녹음 작업 과정. 한 부분의 실수하도 용납될 수 없는 음반 수록 작업에서 가장 신경써서 듣고 또 듣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된다. 편집 계획을 짜는 데는 경우에 따라서는 음표 한 개의 편집도 고려하여야 하므로, 기록 작업 역시 대단한 분량을 차지하게 된다. 더구나 음악에 있어서 절대 완벽을 고수하는 젊은 연주자 양성식의 섬세함은 모니터 작업에 조금의 누락도 불허하여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흐르게 되었다. 

- 믹스와 디지털 편집 작업(5월 12일-6월 15일): 5월 15일 예정된 출반 계획은 이젠 도저히 맞출 수 없다고 판단된 제작사 굿 뮤직은 모든 홍보 전략에 수정을 시작하였고, 대신 한 달이 늦어도 후세에 남길 만한 완벽한 녹음으로 남기자고 양보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힘 입은 양성식은 특유의 음악적 아집과 의욕, 그리고 비장한 각오로 편집에 임하게 되는데..., 그의 모든 개인적 일정이 취소된 가운데 한달 여에 걸친 긴 장정이 시작되었다. 소나타 6번 일명 '모래 시계'는 한 곡을 완성하는데만 나흘이 소요되었다.믹스 작업은 명기중의 명기 니브사의 VR콘솔로 완벽한 아날로그 소리로 재현하여 네 기종 여덟 개의 마이크에서 들러온 바이올린과 어쿠스틱 기타의 소리와 홀의 울림을 최종 2채널 스테레오로 밸런스 믹스한 후 24비트 컨버터의 디지털 에디팅용 하드 디스크 레코더 SADiE에 다이렉트로 기록시키게 된다. 이 디지털 워크스테이션은 편집 심도가 놀라우리만큼 깊어 줌 인하여 들어가면 샘플링 워드 단위까지 깊게 찾아가므로 음표 한 개 정도의 편집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연결되며, 편집 후 다시 들으면 편집할 곳을 도저히 알 수 없을 정도의 자연스러움을 가진 클래식 음악용 첨단 디지털 편집 장비다.

맺음말

  단위 프로젝트의 국내 클래식 녹음에 이렇게 장시간 매달린 것은 흔치 않을 일이나, 장기간 작업으로 인한 사소한 퀄리티의 누수라도 켤코 없어야 된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녹음 기술 관리에 임하였다. 장기간 정상의 연주인들과 좁은 스튜디오 공간 속에서 한 목적을 위하여 공동 작업을 같이 하며 많은 음악적인 이해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클래식 음악 녹음 발전에 대한 우리들의 노력이 우리나라의 미약한 클래식 음반 시장의 현실에 작은 기폭제가 되길 기대해 본다.

  장승호, 양성식, 최영수, 이태경 사진이 기간동안 사운드 힐 스튜디오 역시 모든 예약된 작업 일정을 취소 또는 연기하면서까지 우리나라 음악 녹음사에 의미있는 기록으로 남을 이번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특히 장기간의 녹음과 편집 기간에도 기쁜마음으로 온갖 어려움과 피곤을 이겨낸 사운드 힐의 엔지니어 윤유섭군과 인턴으로 참여하여 편집을 도운 버클리 음대생 문덕기군에게 더 없이 좋은 실전 경험의 기회가 되었음을 보람으로 생각한다. 녹음 진행 책임을 맡으셨던 음악 평론가 최영수 선생과 굿 뮤직의 스탭 여러분의 젊은 열정 그리고 영산 아트 홀 녹음에서부터 스튜디오 편집까지 이르기까지 길고 긴 7주동안의 파가니니 대장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준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교수와 기타리스트 장승호교수 그리고 이번 녹음을 위하여 도와주신 국내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주)서울사운드:122-842 서울 은평구 대조동 195-17(#304) Tel:02-356-2711,Fax:02-352-4306, mp:010-4710-8135                                                               e-mail:seoulsound@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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